단편- 왜 그는 죽어야 했는가.
“숲의 계곡에 가지 마.”
“왜?”
내가 이유를 물으면 친구의 대답은 항상 같았다.
“노파가 그러지 말라고 했으니까.”
어느 여름날, 계곡에 정말로 가고 싶었던 나는 노파를 찾아가 말했다.
“난 계곡에 갈 거예요. 말리지 마요.”
예상한 대로, 노파는 몹시 성을 내면서 안 된다고 했고, 나는 왜냐고 물었다.
노파가 말하길,
“왜인진 중요하지 않아. 그저 우리 부족의 전통이야. 그곳에 가면 마을에 불행이 닥칠 거야.”
나는 하는 수 없이 알았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다시 만난 친구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계곡에 갈 거야.”
친구는 나를 말리려 했지만 나는 그를 손쉽게 따돌렸다.
그리고 유유자적 계곡이 있는 숲으로 달려갔다.
친구는 마을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내가 할 짓을 떠들썩하게 알렸다.
마을 사람들은 밭 가꾸던 일도 모두 멈추고 나를 잡으러 몰려왔다.
우리는 계곡 앞에서 마주쳤다.
친구가 물었다.
“계곡에 갔다 왔어?”
“응.”
내 대답에 사람들은 공포와 충격으로 울분을 토해내며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후 마을에서 사람 하나가 죽었다.
사람들은 저주 때문이라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그는 오래전부터 병을 앓던 사람이었다.
나는 어째서 그 사실을 모두가 모른척하는지 의문일 뿐이었다.
그런데 며칠 후 한 사람이 자살을 했다.
마을 사람들은 더 크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노파는 물론 저주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원흉인 나를 신에게 바쳐야 모든 일이 끝날 거라 했다.
결국 나는 사람들에게 잡혀 들판으로 끌려갔다.
그곳은 닭이나 돼지를 잡을 때 사용되는 장소였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목이 잘릴 판이었다.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밧줄에 묶어 무릎을 꿇렸다.
노파가 슬픈 얼굴로 내게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나는 고백했다.
“사람들이 죽은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나는 그날 계곡에 가지 않았어요. 모두 장난이었단 말이에요.”
노파는 별다른 반응하지 않다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아닐지도 모르고.
중요한 건 마을에 사람들이 죽었고 모두가 그게 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모두가 많이 화가 났단다. 난 그 불길을 막아야 해.
마을 전체가 타오르기 전에...”
노파는 도끼를 든 청년에게 손짓했다.
그리하여 내 머리는 몸과 작별했다.
사람들은 그 사실에 안도했고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