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이 될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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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이 될 소녀

 

어느 한 마을에 제물이 될 소녀가 살고 있었다.

소녀는 숲을 걷던 중, 귀뚜라미를 만나 물었다.

내가 도망쳐야 하니? 내가 도망치면 아버지, 어머니, 언니 오빠가 끌려가 대신 죽임을 당할 텐데.”

귀뚜라미는 귀뚤귀뚤 울어댈 뿐이었다.

 

소녀는 숲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여우를 만나 물었다.

여우야, 내가 도망쳐야 하니? 내가 도망치면 가족들이 모두 살해 당할 텐데.”

여우는 소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생쥐를 발견하고 그쪽으로 가버렸다.

 

소녀는 잠시 울다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소녀는 달을 향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나도 살고 가족도 살 수 있을까?”

그러자 답이 들려왔다.

이리 오렴, 내가 가르쳐줄게.”

그러나 대답한 것은 달이 아닌 사냥꾼이었다.

사냥꾼은 소녀를 나무 밑둥에 앉힌 다음 말했다.

 

간단한 산수야. 넌 한 명이고 가족은 네 명이지. 1보다 4가 더 큰 숫자라는 거야. 그러니 가족 네 명이 죽는 것보단 너 한 명이 죽는 게 나은 거야.”

하지만 소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사냥꾼의 말대로 14보다 작은 수였다.

 

소녀는 숲의 동굴에 산다는 수학자를 찾아가 물었다.

“14보다 큰 수가 되는 방법은 없을까요?”

있지.”

사실, 수학자는 타락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다른 이름은 사악한 마법사였다.

그는 아내인 마녀에게 부탁해 14보다 커지는 마법의 약을 만들게 했고,

그것을 소녀에게 주었다.

그러면서 말하길, “이걸 네 가족들 저녁 식사에 한 방울씩 넣으렴. 그럼 네가 원하는 대로 14보다 큰 숫자가 될 거란다

 

영리한 소녀는 그의 앞에선 알겠다고 대답했지만 속으론 그가 준 것이 독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소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고뇌에 빠졌다.

집에 도착하기 전에, 그녀는 결론에 도달했다.

난 내 가족을 살해할 수 없어.”

그녀가 죽일 수 있는 존재는 그녀 자신 뿐이었다.

 

독약을 손에 넣고 난 다음에야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소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고 다음 해 열 살이 되던 해에 마을 사람들에 의해 살해 당했다.

 

어두운 밤이 되면, 귀뚜라미와 여우와 사냥꾼과 수학자는 바람 부는 소리 대신 소녀의 웃음소리를 듣는다. 소녀가 웃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의 꿈속에서 유령에 쫓기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웃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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